문서의 임의 삭제는 제재 대상으로, 문서를 삭제하려면 삭제 토론을 진행해야 합니다. 문서 보기문서 삭제토론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문단 편집) === 특징 === 유년기부터 다양한 언어를 배우며 자라온 배경 덕분에 나보코프는 운율과 수사학에 큰 관심을 가졌다. 또한 본인의 설명에 의하면 [[공감각]]적인 능력이 있어서 단어나 숫자를 색상과 연계해서 인지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나보코프의 작품들에는 각운과 두운들을 사용한 독특한 어감의 단어들이 많이 사용되고 작가 본인이 여러 단어를 이용해 만들어 낸 신조어들도 자주 등장한다. 이 점과 관련해서 항상 언급되는 예가 바로 대표작 [[롤리타]]의 첫 문단이다. 항목에 자세하게 설명이 되어 있으니 참조하면 좋다. >Lolita, light of my life, fire of my loins. My sin, my soul. Lo-lee-ta: the tip of the tongue taking a trip of three steps down the palate to tap, at three, on the teeth. Lo. Lee. Ta. She was Lo, plain Lo, in the morning, standing four feet ten in one sock. She was Lola in slacks. She was Dolly at school. She was Dolores on the dotted line. But in my arms she was always Lolita. >롤리타, 내 삶의 빛, 내몸의 불이여. 나의 죄, 나의 영혼이여. 롤-리-타: 혀끝이 입천장을 따라 세 걸음째에 앞니를 가볍게 건드린다. 롤. 리. 타. >아침에 양말 한 짝만 신고 서 있을 때 키가 4피트 10인치인[*역1 147cm이다. 나보코프에 따르면 롤리타는 평균보다 키가 약간 작고 체중은 상당히 가볍다.] 그녀는 로, 그냥 로였다. 슬랙스 차림일 때는 롤라였다. 학교에서는 돌리. 서류상의 이름은 돌로레스. 그러나 내 품에 안길 때는 언제나 롤리타였다.[*역2 출처: 문학동네, 롤리타, 김진준, 2013] 물론 나보코프가 20세기의 대문호로 꼽히는 데에는 그저 글만 예쁘게 쓰기 때문만이 아니다. 나보코프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선 문학사조로서의 [[모더니즘(문학)|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해서 짚고 넘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 정말로 단순하게 설명하자면 모더니즘은 인간의 이성, 의식과 실존에 방점을 둔 예술사조이고, 포스트모더니즘은 "인간의 이성, 의식과 실존 같은 거 뻥 아님?"이라는 예술사조이다. 무슨 말인지 모르는게 정상이다. 애초에 저 둘이 어떻게 이어지고 어떻게 변형되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분분하고, 어느 예술가를 어디에 넣어야 하는지는 더더욱 논란이 분분하다. 오히려 나보코프 같이 두 사조에 다 걸쳐 있는 예술가들 덕분에 보는 사람 입장에선 더더욱 헷갈린다. 대학 교수들은 흔히 나보코프가 장난을 치는 것을 굉장히 좋아했다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문제는 이 천재적인 트릭들을 일반 수준의 독자들이 모조리 파헤치기는 불가능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단순히 범인들만 나보코프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아닌 것이, "절망"의 불어판 서평조차 화자와 작가의 층위를 분간해내지 못하는 삽질을 저질렀다. 그 서평을 쓴 사람은 '''[[장폴 사르트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보코프를 모더니즘의 종지부라고 부를 수 있는 이유는 나보코프의 작품들이 [[내가 해도 이것보단 잘 하겠다|모더니즘의 특징과 전통을 정확히 간파해 내어 재현해 냈다는 점에 있다]]. 거기서 머물렀다면 나보코프는 그저 그런 모더니즘 작가에 불과했겠지만, 더 나아가 [[역관광|모더니즘을 부숴 버리는]] [[포스트모더니즘|작품들]]을 만들어냈다는 점이 바로 나보코프를 '''종지부'''이자 '''포스트모더니즘의 산파'''라고 부를 수 있는 이유이다. 그의 모든 작품 곳곳에는 다양한 문학이 인용되거나 패러디되어서 사용된다. 그 예로 [[롤리타]]의 험버트의 전공은 [[마르셀 프루스트]] 등 프랑스 모더니즘 작가들인데 이 역시 그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베를린 체류 시절의 러시아어 사용 시기에는 푸시킨을 시작으로 한 온갖 노문학을 신뢰할 수 없는 화자가 비틀어서 사용하는 모습이 두드러진다. 작품 창작 시기와 사용 언어를 가리지 않고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번역본인데도 알아차릴 수 있는 말장난이 한 페이지에도 셀 수 없이 많다. 이런 경향이 극대화된 또다른 작품이 롤리타와 함께 나보코프의 최고의 역작으로 손꼽히는 "창백한 불꽃(Pale Fire)"이다.[* 미국의 출판사 모던 라이브러리에서 뽑은 20세기 100대 소설에서 롤리타는 4위, 창백한 불꽃은 53위에 올랐다. 참고로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가 1위.] 표면상으로는 장편 서사시와 그에 대한 주석들로 이루어진 작품이지만 읽으면 읽으수록 주석이 서사시를 자기 마음대로 해석할 뿐만 아니라 화자가 과연 진실을 이야기하는 것인지 의문스러워진다. 의식과 실존의 흐름을 자세하게 설명한 후 비틀어 버리는 나보코프의 작품세계가 명확히 드러난 예. 이렇듯 나보코프는 복잡한 서사 구조와 믿을 수 없는 화자들, 소설 속에 묘사되는 우연의 연속, 다양한 인용과 패러디 등을 통해 모더니즘의 진수를 그려 낸 동시에 그 한계를 드러내면서 [[포스트모더니즘]]의 길을 터 준 것이다.저장 버튼을 클릭하면 당신이 기여한 내용을 CC-BY-NC-SA 2.0 KR으로 배포하고,기여한 문서에 대한 하이퍼링크나 URL을 이용하여 저작자 표시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데 동의하는 것입니다.이 동의는 철회할 수 없습니다.캡챠저장미리보기